산토쿠에서 별 이유 없이 아보카도를 샀었는데 우유랑 설탕이랑 넣고 믹서가 없어서 숟가락으로 으깨 쉐이크를 만들어먹었더니 맛있었다. 100엔로손에서 아보카도를 105엔에 팔길래 사왔는데 아직 딱딱하다. 익혀먹어야지. 진작 사먹을걸.
만화책을 사서 보고 있다. 이제는 단권짜리 만화도 너무 길어서 4컷만화를 본다. -.- 타키나미 유카리의 <임사!! 에코다쨩>은 4권도 변함없이 재밌다. 공감을 부정하는 시니컬함이 불러오는 공감이 있다. 이제까지 읽은 만화 중에서 제일 감정이입되는 만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에코다쨩은 나만 같고(ㅠㅠ) 다른 등장인물들은 정말이지 있을 법한 캐릭터다. 이 만화 안에 내가 아는 사람들이 다 들어 있다. 이렇게 재미있는 책은 널리 함께 읽고 싶은데 여자 음모가 안 나오는 페이지가 없기에 한국어판이 나올 것 같지 않은 책이라는 게 슬픈 일이다. 고다 요시이에의 <자학의 시>는 작품해설을 겸한 부록 인터뷰에서 우치다 슌기쿠도 말했지만 4컷만화가 아니면 그릴 수 없는 분위기가 좋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당황스러운 와중에서 문득 감동이 밀려온다. 영화를 봤음에도 불구하고 결말에서 결국 눈물이 나왔다. 영화는 4컷이 아니라서 만화보다 덜 좋았던 것 같다. 인생과 행복에 대해 아주 진솔한 방식으로 다시 생각하게끔 해주는 만화다. 우치다 슌기쿠가 인터뷰를 너무 잘해놔서 그녀의 만화에 대한 기대치도 상승했다. 반면 메이지 카나코의 레이진에서 나온 신간은 이제까지 나온 그녀의 책 중에서 최악이었다. 이런 작가가 아니었는데. 야마다 유기도 몬치 카오리도 그렇고 좋은 야오이 작가들은 시간이 지나면 평범하게 망가져간다. 이러니까 야오이를 볼 마음이 없어진다. 모리야마 토의 에로만화는 야마모토 나오키가 필명으로 그린 만화라는 데 기대를 너무 많이 했던 것 같다. 빅스피리츠 게재작이 아니라 프랑스서원이라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잘 몰랐던 것 같다. 만다라케에 갖다줄 생각이다. 그밖에 타니구치 지로, 모치즈키 미네타로, 오오시마 유미코, 야마다 나이토, 오카자키 쿄코, 오오사카 미에코, 시리아가리 코토부키, 탸카노 후미코의 책을 샀다. 역시 일본은 헌책가게가 정말 좋은 것 같다. 일본을 떠날 날이 얼마 안 남았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급하다.
킨지에서 데님 마이크로 미니스커트랑 발목 위까지 오는 빨간 원피스랑 허리까지 오는 회색 털코트를 샀다. 토끼털코트를 샀으니 동물을 사랑한다고 말할 자격이 없는 것 같다. ㅠㅠ 하지만 일부러 모피를 사려고 한 게 아니라 되도록이면 인조털로 저렴한 코트를 사려고 했는데 중고 옷가게에 이천오백 엔짜리 코트가 있길래 샀던 게 알고 보니 토끼털이었을 뿐이다. 일부러 사지는 않을 텐데 ㅠㅠ 누구 보라고 변명하는 건지. 아 근데 가볍고 따뜻하고 편하고 예뻐서 마음에 쏙 든다. 퍼는 럭셔리한 느낌이 나서 좋다. 일본이 춥지 않은 게 문제일 뿐. 데님스커트는 내 엉덩이에 맞는 사이즈를 간신히 찾았는데 처음 입는 데님 미니라 역시 대만족이다. 모직 미니나 플레어 미니는 곧잘 입었지만 한국 기성품 매장에서 내 엉덩이에 맞는 데님 미니를 찾기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 -.- 역시 일본은 헌옷가게가 정말 좋은 것 같다. 일본을 떠날 날이 얼마 안 남았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급하다.
살짝 알바모드에 들어갔다. 감동적인 일도 있었다. 강렬한 페티시즘은 그만큼 풍부한 상상력이 없으면 성립이 안 되는 것이라 무척이나 사랑스럽다. 그 영향으로(?) 몇 년만에 기코나비를 깔고 니챤넬 페티시즘판을 보기 시작했다. 판타지는 역시 좋다. 우리는 쿨하게 존재하기 위해 노동운동뿐만 아니라 판타지도 가져야 하는것 같다(내 블로그 정기구독자만 이해할 문장). 페티시하고 서정적인 에로만화를 그리고 싶다. 리포트 써야지.